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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꿈의 해석을 읽다

꿈의 해석을 읽다
  • 저자양자오
  • 출판사도서출판 유유
  • 출판년2015-11-03
  • 공급사(주)북큐브네트웍스 (2017-06-12)
  • 지원단말기PC/스마트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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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이트를 왜 읽는가



    호기심이 왕성한 학창 시절에 프로이트는 한 번쯤 넘어야 할 산이다. 무의식을 이야기했다는 점보다 사람의 모든 의식과 무의식을 성性으로 한데 아울러 버린 그 과감함. 아무렇지도 않게 성과 근친상간과 인간의 숙명을 단언한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는 또 어떤가. 성은 지금도 쉽게 다루지 못하는 분야이고, 근친상간은 금기이며, 인간이 태어나면서부터 성적 욕망을 품고 있다는 지적은 여전히 쉽게 입에 올리기 어려운 말이다.



    은밀한 성과 금기에 대한 호기심으로 프로이트에게 접근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렇게 프로이트 읽기 시작했을 때, 특히 여자라면 분노에 가까운 허탈함과 함께 책을 덮기 십상이다. 프로이트에게 여자는 거세된 남성, 불완전한 존재였으므로. 현대의 여성이라면 더더욱 그의 ‘같잖은’ 말에 고개를 젓게 된다. 실제로 프로이트의 이론은 여성주의자들의 공격을 받았다. 이 문제가 아니라도 프로이트의 이론은 자체적으로 논리의 모순이나 정합성이 떨어지는 등 숱한 문제점들을 가지고 있다.



    저자 양자오는 프로이트의 책이 어째서 현대에도 고전으로 읽혀야 하는지 의문을 품으면서 탐색을 시작한다. 저자가 프로이트를 처음 만난 시기는 어릴 때였지만 좀 더 제대로 읽은 건 대학원생 시기였다. 발표를 위해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을 읽은 그는 프로이트의 논리나 사고방식, 정신분석학에 관련한 주장 곳곳에서 허점을 발견하고 발표 시간에 그것들을 짚어 맹공격한다. 그러나 그가 배운 하버드대의 스승은 ‘그런데 프로이트가 왜 아직도 읽히는가?’라며 질문을 던진다. 이토록 허점투성이인 엉터리 이론서가 왜 아직도 고전으로 취급받는 것일까?



    저자는 이 질문을 잊지 않았고 질문도 그를 잊지 않았다. 이런저런 인연이 오가고 마침내 그는 타이완의 청핀서점誠品書店에서 여는 현대고전강독인 ‘청핀강좌’에서 다시 프로이트를 만난다. 저자는 『꿈의 해석』뿐 아니라 프로이트의 다양한 저작물과 그와 관련된 여러 작품을 샅샅이 읽으며 무엇보다 그의 ‘시대’를 연구했다. 프로이트의 저작만으로 그를 평가하기에는 부족하다고 여겼고 양자오의 고전강독은 ‘고전을 읽어 주는’ 강좌가 아니라 ‘고전을 읽도록 하는’ 강좌였기 때문이다. 그는 ‘책을 읽으려면 먼저 그 사람과 시대를 알아야 한다.’는 고전 공부의 기본 신조를 충실히 따랐다.





    우리가 사는 이 시대를 읽기 위한 세기말의 거대한 이정표



    “1995년에서 2005년까지 10년 동안, 프로이트에 대한 서양 지성계의 공격과 비판은 더욱 거세어 하나의 학술 분과를 이룰 정도였다. 프로이트의 이론 저작에서 사람됨과 처세까지 광범위한 공격과 비판이 이어졌으며, 각종 전기 자료가 발굴되고 폭로되는 가운데 그가 좋은 사람이 아니었다는 비난이 속출했다. 그는 가족에게도 좋은 사람이 아니었고, 친구에게도 좋은 사람이 아니었으며, 학생에게도 좋은 사람이 아니었고, 환자에게도 좋은 사람이 아니었다. 유대인에게도 좋은 사람이 아니었으며, 여성에게는 더더욱 좋은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오직 그 자신에게만 좋은 사람이었다. 스스로의 성취와 명성에만 관심을 두었던 것이다.”(19~20쪽)



    이렇게 프로이트는 오래전부터 여러 분야에 걸쳐 비난을 받았고 지금도 그렇다. 속속들이 드러나는 그의 행적은 우리가 존경하고 우러러볼 만한 ‘위인’의 모습이 아니다. 프로이트는 자신의 이론을 정립했지만 그 이론이 논리적이고 정합적인 체계를 지니지도 못했다. 실제로 라캉의 프로이트는 “실제의 프로이트보다 더욱 엄밀하면서도 일관성이 있다.”



    그러므로 저자의 목적은 사실 두 가지다.

    첫째, 프로이트가 살았던 19세기 말, 즉 ‘세기말’이라 불리는 시대의 특징을 분명하게 드러내는 것. 이를 위해 저자는 유명한 예술 비평가이자 사회 비평가 존 러스킨의 일화를 예로 든다. 본성을 억누르는 예의와 이성에 대한 과신에 짓눌려 신혼 첫날밤조차 제대로 보내지 못하고 마침내 몇 년 뒤 이혼한 러스킨의 이야기로 19세기 ‘빅토리아 시대’의 단면을 여실히 보여 주는 것이다. 그런 억압된 사회, 본능이 숨죽이고 살아야 하는 사회에서 여성은 자연스러운 자신을 드러낼 도피처조차 찾지 못하면서 히스테리 증세를 일으키고, 프로이트는 바로 여기에서 그의 연구를 시작한다.

    둘째, 앞서 드러낸 ‘세기말’의 특징 속에서 프로이트가 선 지점과 그 자리에서 프로이트가 가리킨 좌표를 보이는 것이다. 그리하여 프로이트를 우리가 지금의 시점에서도 읽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니체는 프로이트와 함께 개인성을 외친 철학자로 이 책에서 자주 언급된다. 저자는 낭만주의의 가장 높은 봉우리에 있는 니체가 당시의 역학과 경제학만큼이나 프로이트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고 본다. 낭만주의와 과학주의라는 이 양 날개는 프로이트가 주장하는 이론의 바탕이 된다고 본 것이다.



    결혼한 신부의 벗은 몸을 보고 놀라고도 그 누구에게 상의조차 할 수 없었던 분위기였던 19세기 말에 프로이트는 인간의 무의식 가장 깊은 곳에 있는 것이 성욕이고 그 성욕을 억압함으로써 문명이 발생했다는 엄청난 이론을 내놓았다. 그의 주장에 당시 사회는 경악했다. 그의 책은 (몹시 궁금하긴 하지만) 감히 펼쳐보지도 못하는 책이 되어 300여 권이 겨우 나갈 정도였다. 그러나 얼마 뒤 이런 상황은 역전되어, 지금의 우리는 의식, 무의식, 잠재의식이란 말이나 꿈이 우리 자신 어딘가에 내재된 욕망을 투사한다는 점을 상식처럼 안다.



    여기에서 나아가 저자는 프로이트의 이론이 이후 세계에 끼친 영향을 언급한다. 프로이트는 당대에 지적 충격을 주었을 뿐 아니라 초현실주의 사조를 불러왔다. 또한 프로이트의 독특한 글쓰기는 19세기 소설이 가진 주류 서술의 틀을 부수기도 했다. 이 설명을 위해 양자오는 헨리 제임스, 앙리 브르통, 조르조 데 키리코와 에드워드 사이드를 인용한다. 저자의 설명으로, 프로이트가 어떻게 19세기와 20세기를 잇는, 획기적이면서도 훌륭한 가교가 되었고 그의 정신분석학이 19세기 말에 세상을 어떤 식으로 도발하고 바꿨는지 생생하게 드러난다.



    따라서 이 책은 『꿈의 해석』을 읽기 위한 안내서이면서, 프로이트를 이해하기 위한 안내서이자 세기말을 이해하기 위한 안내서이다. 프로이트의 결함 많은 성격이나 이론의 불완전함은 부정할 수 없다. 정신분석학은 지금에 와서는 과학으로도 인정받지 못한다. 그러나 저자의 말대로 “100여 년에 걸쳐, 프로이트에 대한 비평은 거의 끊이지 않고 지속되었다. 그 간단없는 누적의 비평에도 불구하고, 프로이트의 학설은 와해되지 않았으며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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